최근 어떤 TV 채널에서 그냥 비빔면만 먹으면 혈당이 160~180 이상 올라가던 것이 채소 200g 정도를 섞어서 채소 비빔면으로 만들어 먹었더니 혈당이 110~130 정도로 상당수 안정화된 수치로 떨어진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이렇게 채소를 추가해 먹는 양이 늘어났음에도 혈당이 떨어지는 원인은 바로 ‘식이섬유’에 있다.
비빔면에 추가된 상추, 깻잎, 오이 등의 채소들은 살찔만한 성분들은 없는 대신 식이섬유가 상당히 많이 들어있다. 이러한 식이섬유가 위속에 들어가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수분을 붙잡는데 여기에는 수분을 끌어와 흡수해 버리는 ‘불용성 식이섬유’와 스스로 수분에 녹아 점도를 높이는 ‘수용성 식이섬유’도 있다. 이렇게 식이섬유들은 위속에서 수분을 모두 차지해 버린다.
음식을 먹으면 음식물은 위속으로 들어가 수분에 담겨있는 상태가 되며 이때 식이섬유가 수분의 점도를 높이거나 모두 흡수하면서 위속에 있는 음식물들이 식이섬유와 한데 섞어 부피가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음식물이 늦게 소화돼 영양분들이 천천히 흡수되어 혈당 또한 천천히 오르거나 잘 오르지 않게 되는 것이다.
*참고로 소화가 잘된다는 것은 위에서 음식물이 빨리 소화돼 영양분이 빨리 흡수된다는 것이고 결국은 혈당을 팍팍 올려 ‘혈당 스파이크’가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식이섬유 덕분에 우리 몸은 혈당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으며 혈당이 오르지 않기 때문에 살도 찌지 않는 것이다. 반대로 혈당이 높으면 살이 찌는 이유는 음식물(탄수화물)이 소화되면 주로 당으로 변하고 이렇게 변한 당이 하는 일은 우리 몸의 모든 기관이나 세포를 작동시키는 연료 역할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우리 몸이 당을 운영하는 방식을 알아야 한다.
우리 몸은 일단 대사에 필요한 양만큼 당을 사용하고 나머지 당을 예비로 따로 저장해 두고 공복 시 다시 저장한 당을 다시 꺼내 사용하는 방식으로 공복 시에도 혈당이 유지되는 것이다. 그런데 당을 예비로 저장하는 방식이 당을 중성지방 형태로 바꿔 지방세포에 저장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결국 당은 체지방으로 변해 살이 찌는 것이다.
반대로 같은 양이라도 혈당지수가 낮아 당이 느리게 공급되게 되면 공급되는 당이 대사에 모두 사용되어 버리고 실시간으로 남는 당이 없다 보니 저장할 것이 없어 살이 안 찌게 되는 것이다.
채소와 같은 식이섬유가 품부 한 식품들은 혈당지수를 낮추는 효과 이외에도 호르몬 분비를 개선하고 장내 유익균도 증식시켜 면역력도 높여주는 등 여러모로 이점이 많다. 참고로 감자나 고구마처럼 녹말이 많은 채소들은 당을 올릴 수 있으니 주로 잎채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샐러드의 경우 당분이 적은 소스를 첨가하는 것이 좋다.
끝으로 식사 시 먼저 채소를 먹고 그다음에 쌀밥 등 탄수화물을 먹는 것이 좋은데 사실 둘을 함께 먹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물론, 채소를 먼저 먹는 것이 효과는 더 좋지만 말이다. 하지만 채소를 식 후에 먹는 것은 좋은 방법은 아니다. 왜냐하면 대부분 밥(탄수화물)은 소화흡수 속도가 빨라 식이섬유가 실력을 발휘하기도 전에 당이 빠르게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채소 1일 권장 섭취량은 200g이며 150g 정도면 비빔면 1인분 탄수화물 정도는 커버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탄수화물이 아닌 치킨이나 튀김 등 기름진 음식의 경우 포화지방산이기 때문에 채소를 먹는다 해도 크게 효과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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